한예종과 한국영화아카데미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교육에 다녀왔습니다.
최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해 언론에서도 엄청 이슈였습니다.
그 영화의 제작현장에 있던 촬영감독과 조명감독님을 모시고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교육이라기보다는 질의응답 수준이었지만 제게는 건질것이 많았습니다.

우선 영화를 봤습니다.
제가 조금 늦어 앞부분 20분을 놓쳤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솔직한 평을 하자면
쉽고 즐겁게 보는 영화는 아니였습니다. 불편한 마음이 계속 한자리에 머무는 영화입니다.(제게는요)
그렇다고 영화가 가볍거나 아주 이상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야기의 전개 부분에 있어 조금은 예측가능했지만
흥미로웠습니다. 결말은 ‘나는 악마를 보았다’와 같은 복수극인데 조금은 다른 …
‘가까이하기엔 먼 당신’ 정도? 제게는 그랬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건
포커스가 뒷통수에 맞을 때도 있고
지나치게 거부감이 드는 노이즈…
거슬리는 모아레…
뚜렷한 벤딩현상…

뭐 직업병이어서 그럴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도 조금 완성도가 미흡하다는건 느꼈을 정도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일반인과 전문가의 차이는 이상한 점을 느낌으로만 가지고 있느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냐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영화가 왜 성공했을까요?(대중적이진 않지만;;)
그릇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었을 까요?

물론 그릇도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보다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기술적인 오점은 사람들에게 금방 잊혀집니다.
‘색감이 어떻더라’, ‘무슨 카메라를 썼더라’, ‘주인공이 멋지더라’ 등등
이런 부차적인것보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고 중요한건

바로 ‘스토리’입니다.

아마도 김기덕 감독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1순위가 바로 ‘스토리’가 아니었나
감히 짐작해 봅니다.
아무튼 영화를 봤습니다.

이번 교육의 패널분들입니다.
오른쪽부터
온라인상에서 영상 기술관련해서 많이 알려지신 누구게님인 한경훈 감독님
가운데 계신 ‘피에타’ 촬영을 맡으신 조영직 감독님
맨 왼쪽에 ‘피에타’ 조명을 맡으신 추경엽 감독님

한경훈 감독님의 얼굴을 블러처리한 이유는
‘누구게’란 아이디로 활동을 하셨는데 너무 공개하면 안될것 같아
프라이버시를 생각해서 그랬습니다. ㅎㅎㅎ
(근데 머리속에 그렸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인상이었습니다. 그냥 푸근한 아저씨 느낌? ^^)

제가 서울에 있을때 상상마당의 김형희 실장님에게
영상후반작업에 대한 이론 교육을 받아 현재도 잘 활용하고 있는데
김형희 실장님은 한경훈 감독님에게 배웠다고 하니… 더 귀담아 듣게 되었습니다.
한경훈 감독님께서 먼저 극장시설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고려대 미디어관 4층에 설치된 이곳의 시스템을 설계하셨는지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
제가 주어들은거라면…

  – 스크린을 메트로 했다. 보통 유리가루를 사용한 스크린이 대부분인데 그것보다 시야각이 좋아 측면에 않아도 잘보인다.
- 프로젝터는 4K Sony SRX-R320

그리고 ‘피에타’영화를 소재로 이야기를 진행하려는 이유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일종의 ‘유행’이라는 말씀만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이야기 하기에 좋은 소재이기도 하고 …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촬영하신 감독님과 조명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보면
현장에서의 급박함과 연기자의 연기중심으로 촬영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막상 이렇다할 촬영기술이나 조명기술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몇 가지 적어본다면
촬영쪽에서는

  – Canon 5D Mk2 2대로 촬영했다. 1920x1080p24촬영에 셔터는 주로 1/50, 화이트벨런스는 4500K(실내에서)
- 픽쳐스타일은 최대한 플렛한 시네스타일을 사용하고 종종 설정을 조금씩 변경해서 촬영하기도
- A카메라에는 24-70 렌즈를 장착하고 조영직 감독님이(다른 렌즈를 쓰신지는 잘 모름)촬영하시고
- B카메라는 24-105 렌즈를 장착하고 김기덕 감독님이 직접 촬영했습니다.
(예산상 문제로 주어진 장비와 렌즈가 한정되있었다고 합니다.)

  – 김기덕 감독님은 그립장비 하나도 없이 맨손으로 들고 찍으시고 IS기능을 켜기위해 24-105를 드렸는데
나중에는 시끄럽다고 껐다고 하십니다. 직접 손으로 줌인 하신것도 실제 편집본에서 여러컷 사용되었구요.
어쩔때는 그냥 오토로 놓고 찍으실때도 있었다는;;;

- 멀티캠 촬영시에는 A캠을 맡은 조영직 감독 화면에 B캠을 맡은 김기덕 감독님이 출연(;;)을 하셔서
농구할때 차징하듯 서로 그림을 얻기위해 부딧히며 촬영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김기덕 감독님은 연기자가
온힘을 쏟아 최대한 한 테이크에 끝내려고 하신다고 합니다. 붓글씨를 쓸 때 한 획을 그으면 다시
덧칠 할 수 없다고… 그래서 12회차만에 촬영을 완료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네요.
(물론 감독님 머리속에 시나리오와 콘티가 다 있었기 때문일수도 있지요.) – 실제 콘티는 없었다는;;

촬영중이신 김기덕 감독님
정말 그냥 들고 찍으십니다. ㅠㅠ
그리고 촬영현장의 장소도 협소하고 2개의 카메라 동선이 사전에 협의된게 아니라서
동시녹음도 많은 분량이 김기덕 감독님의 카메라에 달려있는 마이크로 수음된걸 사용했다고 하네요.

조명부분은 감독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많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더라구요.
‘포기하면 편하다’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촬영현장에서는 빛을 내는 있는 모든 기기를(가정용, 사무용, 공업용 제한없이;;) 활용했다고 합니다.
전기난로같은 것도 훌륭하게 활용하셨다는…

전체 예산이 1억 5천만원이라고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7천만원정도 들었다고 합니다.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하려고 했는데
거기서는 필름으로만 받아서 디지털을 다시 필름으로 현상하는 ‘키네코’과정을 거쳤는데
이 비용이 7천만원정도 들었다고 하네요. ㅠㅠ
그래서 1억 5천정도가 총 예산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짧의 회수에 마무리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중 하나로
김기덕 감독님의 집중력과 열정이 꼽았는데요.
7시에 모여서 밥먹고 준비한 후
9시에 슛에 들어가서 점심먹기 전까지는 화장실도 안간다고 합니다.
화장실 갔다오면 김기덕 감독님 혼자서 촬영하고 계셨다는;;;

그리고 언제 촬영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게
감독님이 찍고 있으면 덩달아 촬영을 해야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하네요.
김기덕 감독님의 오랜 경험으로 최소한의 테이크로 OK를 건지신다고 합니다.
보통 4테이크를 넘지 않으신다고 했습니다. 또한 현장에서 바로 모니터링을 안하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명감독은 2대의 카메라 LCD화면을 번갈아 보면서 작업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탭들이 1, 2회차는 적응이 안되다가
3회차부터 포기하는 마음을 가지기 훨씬 편해졌다고 하네요. ㅎㅎ

편집은 김기덕 감독님이 직접하셨고
후반작업은 2L이라는 곳에서 했는데
다빈치 리졸브로 그레이딩을 했다고 합니다.
(소지호 컬리리스트라는 분이 담당)

저도 시트콤을 색보정을 해본적이 있는데
소지호씨 정말 고생많으셨을것 같습니다. 여기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ㅎㅎ
프로덕션에서 제대로 되면 후반에서 조금 편한데
그게 안되면 후반작업자는 정말 살인충동을 느끼기도 하니까요.

더군다나 멀티캠 촬영인데 서로 다른 렌즈를 사용하고
김기덕 감독님께서 오토신공을 발휘하신다면 후반작업자는 정말 머리가 하얗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고생하셨는지
영화보는 내내 그리 나쁘지 않게 잘 작업하셨던거 같았습니다.

제가 이번 교육을 받고 머리속에 맴도는 건

열정, 스토리 그리고 기술…

열정과 스토리에 좀 더 신경써야 겠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이상입니다.
땅.땅.땅.